[술 이야기] 레이크스 No.7, 살까 말까 고민 중인 당신을 위한 시음 후기
LAKES NO.7 / 52% / 700ml
일단 한 줄 요약하자면 셰리 좋아한다면 그냥 사는 게 맞다입니다.
근데 왜? 가 중요하죠?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과연 애가 15만 원 정도의 돈 값하는 위스키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레이크스 No.7.
처음 병을 보면 딱 감이 온다.
묵직하고 유니크한 쉐입에 라벨이랑 뚜껑에 금장 포인트까지 들어간 외관.
딱 봐도 멋있다. 사진빨 잘 받고, 선물해도 좋고 그냥 나 자신한테 주기도 아깝지 않은 그런 스타일이다.
거기다가 술쟁이들이라면 딱 느낌 오는 도수 52%
어쭙잖은 40도대의 ㅈ만이들이랑은 체급부터 다른 간지를 보여준다.
👃 향에서는
잔에 따르면 먼저 베리 계열 과일향이 살짝 달콤하게 올라온다.
이어서 말린 무화과 같은 진하고 깊은 향이 뒤따르고,
묵직한 셰리 오크가 은근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 위에 시나몬과 허브가 살짝 올라오는데, 강하지 않고
디저트 가게 앞을 스치듯 지나가는 그 정도의 은은함이 느껴진다.
👅 맛에서는
첫 모금은 부드러운 단맛으로 시작된다.
곧바로 다크 초콜릿 같은 쌉쌀함과 오크의 텁텁한 무게감이 중심을 잡는다.
살짝 깔리는 스파이스가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율해 주는데,
달콤함 → 묵직함 → 알싸함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꽤 조화롭다.
한 입 마실 때마다 이야기가 바뀌는 느낌이다.
👋 피니시는
드라이하면서 깔끔하다.
혀끝에 남는 셰리의 여운이 오래 이어지는데,
잔잔하고 부드럽게 마무리되는 게 이 위스키의 또 다른 매력이다.
강렬하진 않지만 조용히 오래 남는다. 계속 생각나는 타입이다.
♻️ 재구매 의사
있다. 확실히 있다.
그런데 No.7 하나로 만족하긴 아쉽고,
이 시리즈의 다른 넘버도 궁금해지는 맛이다.
셰리 캐스크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무조건 한 번은 마셔보셔야 할 병이다.
항상 맥켈란이나 발베니만 마셨다면, 이걸로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보셔도 좋겠다.
📍 증류소 한 줄 소개
레이크스 증류소는 영국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있는 증류소다.
자연환경도 좋고, 위스키 숙성 조건도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전통적인 방식에 창의적인 캐스크 활용을 더해서,
셰리 숙성의 깊은 풍미를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No.7은 그런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다.
🥃 한 줄 요약
셰리 좋아한다면 더 고민할 필요 없다.
거디가 52% 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이건 그냥 사는 게 맞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